우암산(牛巖山 1348m)

2007년 7월 14-15일
그때가 산에 다닌 지 2년 지났던 1992년7월18일 이었으니... 어! 꼭 15년 전이네, 백두대간 구간종주하며
텐트와 큰 배낭을 사서 첫 야영하려고 두문동재에 내렸더니 거센 안개바람은 늦가을처럼 차갑게 느껴졌고,
우마차로 걷다 금대봉 오름길 못 찾아 그대로 임도 따라 걷다 안부 지나 1348m봉 올랐더니 태백산맥종주
표시기가 있어 이쪽인가하며 내려서서 걷다 1309m봉 올라 남쪽으로 한동안 걷다니 뭔가 이상하여 낙엽송
나무에 올라가서 지형도 위에 나침반 놓고 지형과 살펴보니 골짜기로는 두문동이고 대성국교가 보였다. 

골짜기로 내려가 폐광과 너덜지대 힘들게 지나 걷던 임도로 다시 올라 1418.1m 금대봉 올랐더니 3시간을
허비했던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는데, 몇 달 전 그 잘못 올랐던 1348m봉이 우암산 이란 걸 알았고 정상의
모습은 무릎높이로 초목만 자라고 큰 바위가 좀 있던 봉우리였고, 강원도 지형도보며 옛 기억들을 찾아서
그 우암산 정상에서 자고 정선의 옛 물레방아 있는 백전리 골짜기로 하산하는 산행을 생각해 두었었다. 

13일 저녁 안산에서‘한 영헌’님 만나 전철타고 그런저런 얘기하다 청량리역에서‘김 민석’님과‘서 일’
‘양 승섭’ 님 만나니 반갑고, 강원도로 가는 밤10시40분 무궁화호에 둘러앉으니 또 안주로 족발이 가운데
놓이고, 5달 지난 알코올35%강소주에 대추를 담가두었던 술 맛이 좋고, 승섭 님의 그물자루에 가득한 작은
납작 소주를 보니 놀라워 하나씩 들고 마시다 색깔 좋은 대추술 섞어 마시며 그런저런 얘기하며, 오랜만에
모카 빵 향도 좋은 밤 빈 마음에 술을 채우다 나 혼자 만취로 잠들었다. 

14일
정선군의 사북역 안마당의자에서 자다가 날이 밝고 나가서 취기로 흔들리는 38번 국도를 따라 고한 쪽으로
좀 걷다니 맑고 시원한 아침공기가 마음에 남았던 술을 금세 내보내며 지형과 지형도를 보게 하고, 고토일
마을에 이르니 올라야할 능선이 보이는데 어디에 마루로 오르는 길이 있겠나, 가까운 집에서 식수를 담아
가파른 절개지지나 우마차로 좀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능선마루 오르는 선명한 오솔길 보이고, 좀 더 가니
활터건물 옆에 맑은 물이 흘러 배낭내리고 여러 밥과 반찬 둘러놓고 아침 먹으니 이슬비가 조금씩 날린다.

활터 뒷마당 오솔길로 한동안 올라서니 우암산 정상에서 서쪽으로 뻗은 한 능선끄트머리의 안부이고, 남쪽
멀리로 돌아가는 태풍 마니의 영향이라는 하늘엔 가득한 짙은 폭우구름과 바람도 거센 한여름 날 더운 줄
모르겠고, 동쪽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능선마루로 훤한 길 이어져 편한 마음으로 자주 쉬며 한동안 걷다니
점점 이슬비가 비처럼 내리는지 날리는지 무성한 초목 잎에 맺혔다 두둑두둑 떨어져 신과 양말을 적신다.

한동안 능선마루로 선명한 오솔길 오르다니 삼각점 있는 1032.7m봉이고 고한읍의 모습이 좀 굵은 안개비
사이로 보이고, 좀 내려서서 주능선 안부남쪽 석탄 공터소나무 밑에서 비를 피해 쉬다 능선마루로 올라
오솔길 따라 걷다니 잣나무와 낙엽송이 많고, 더덕 몇 뿌리 캐 씻어 소주병에 넣어두고 자주 쉬며 한동안
오르다니 왼쪽으로 훤한 임업도가 보여 지형도에도 없는 뭔 도로인가 하며 잠시 오르다니, 1182m봉 북쪽
등성이에 몇 달 전 고압전선 철탑공사하며 낸 우마차로의 훤한 공터이고 11시 지나서 점심 먹으려니 잔
파리가 많아서 쉬다가 북동쪽주능선을 따라 걸었다. 

안개 가득한 등성이 걷다니 점점 길은 흐릿해지고 해발1180m봉 오르니 잔 숲이 무성하여 길만 찾으며 좀
내려서다 무릎높이로 산죽자라는 비탈지대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주변 산이나 길은 안보이고, 아차 싶더니
지난 봉우리에서 방향을 왼쪽, 동북쪽으로 틀지 않았음을 생각했을 땐 낙엽송 숲 밖 왼쪽으로 내려가 점심
먹으려던 해발1060m안부와 다음에 올라야할 건너편 산이 어렴풋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소두문동 골짜기
비탈진 밭도 보여 왼쪽으로 좀 방향을 틀어서 밭 가장 높은 곳으로 내려서니 12시다. 

아쉬움을 두고 터덜터덜 우마차로 내려서니 소두문동 골짜기 양쪽산비탈모두 넓은 배추밭이고, 허물어진
집과 빈집 지나 올라가다니 해발1000m의 밭에 큰 비닐하우스가 있어 종일 내리던 안개비 피해 들어가니
찬바람 없어 썰렁하지 않고, 지친 마음에서 배낭 내려놓으니 어쩌다 여기로 내려왔나 황당하고 쓴 웃음이
얼굴로 느껴지고 12시20분이다. 

우유 통 밥과 도시락 밥, 발아현미밥, 현미+찰 현미밥, 포장된 흰밥... 각자의 밥과 반찬으로 점심을 먹으며
두 시간 더덕 주 한두 잔도 맛있게 마시며 마른 곳에서 쉼이 춥지 않아 좋았고, 1시간 후에 나서서 산기슭
우마차로 걷다니 큰 산뽕나무의 까만 오디가 많이 보이는데 손이 닿지 않아 아쉽고, 걷던 방향인 동북동쪽
잔 골짜기로 우마차로가 이어지고 오르는 내내 산딸기가 많지만 조금씩 따먹으며 두세 번 쉬며, 한동안
오르다 골짜기 끝에 이르니 우마차로는 오른쪽등성이비탈로 이어지고 오르던 방향으로 선명한 오솔길을
가파르게 좀 올라서니 주능선의 해발1219m봉과 1309m봉 가운데 즘 안부로 알았는데 집에 와서 지형도
보다니 해발1309m봉 서쪽 첫 안부로 올랐음을 알았다. 

동쪽으로 좀 오르다가 오른쪽 비탈진 우회오솔길로 오르다니 해발1309m봉 정상 남서쪽지능선 첫 안부에
이르러 잠시 지형도와 나침반과 지형을 보며 서성거리다, 걷던 방향으로 1309m봉 정상 남쪽사면의 흐릿한
오솔길 찾거나 만들며 걷다 1309m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은 지 능선에 올라 또 지형과 지형도 나침반을
보다 북쪽으로 사면을 좀 걷다니 큰 나무가 없어 훤한 등성이와 안부가 좀 보여서 주능선이라는 감각이
느껴지고 제대로 왔음을 알아 마음이 편하더라. 

동쪽으로 안개비바람 많은 평탄한 초원등성이 한동안 걷다니 무성한 초목사이로 두세 갈래 오름 오솔길이
이어지고, 배낭내리고 자주서서 쉬다보면 반 즘 젖은 몸이 먼 남쪽으로 지나가는 태풍의 바람으로 좀 추위
지고 안부에서 고도차이100m인데 자주쉬어 높게 느껴지는 정상으로 흠뻑 젖은 초목사이 오솔길을 찾으며
지루하게 오르다니 훤한 등성이 이어지다 첫 봉우리 오르니 숲만 무성하다. 좀 내려서서 올랐더니 또 그런
봉우리고, 또 좀 내려섰다 오른 봉우리 역시 풀과 3-4m로 자란 나무만 무성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비슷비슷한 높이로 봉우리 셋의 우암산 정상 이다. 

정상에선 여럿이 둘러앉아 저녁을 먹거나 잠잘 곳이 없어 보여 여러 꽃과 풀이 무성한 동남쪽으로 평탄한
초원등성이 걷다 바람적은 곳에서 자리 잡다가 식수가 넉넉하지 않아 좀 더 내려가 보자며 선명한 오솔길
따르다 삼거리 지나 좀 더 내려가니 두문동재로 이어진 우마차로 이고, 작은 이정표가 있어 지났던 바람
없는 삼거리로 돌아 올라가 오솔길 옆으로 각자의 잠자리를 만들다보니‘영헌’님이 가져갔던 비닐이 커서
좀 크게 움막을 만들었더니 가운데 자리가 되었다. 

한 영헌, 서 일 님과 북동쪽 능선사면 선명한 오솔길 잠시 내려가니 큰 나무 아래에 한강발원지 라는
오래된 표시목이 서 있는 고목나무 샘 물마시니 무척 좋았고, 물통 가득 채워서 올라와 비닐움막에 둘러
앉아 각자의 저녁거리 끓여먹으며 향 좋은 일곱 시간 더덕 주와 알코올40%술과 납작 소주 마시며, 서 일
님이 무와 청양고추와 명태포 넣고 푹 끓이는 국물 맛 좋아 그런저런 얘기하며 마셔도 날은 저물지 않는다.

19시22분, 우암산 정상동남쪽 해발1335m 고목나무 샘 오솔길 삼거리 야영
종일 안개비내리는 산등성이 넘고 오르며 오후에는 한 여름에 추위도 느끼며 피곤했던지 7시 즘 잠자리로
가고, 라디오 켜두고 일기장 펼쳐 쓰려니 졸려서 몇 줄 못쓰고 얇은 이불 덮고 자려고 누웠더니 뒤숭숭한
여러 생각으로 간신히 잠들었다 깨니 밤10시 지났다. 가스등을 켜고 한동안 누웠다가 옆에 영헌 님이
뒤척이는 모습보고 잠깨었나 싶어 술 마시자 얘기했더니 반갑다며 일어난다. 

바람 없이 가스등의 가스 나오는 소리뿐인 조용한 밤 산상 비닐움막 안에 마주앉아 알코올35%강소주에
대추 담근 지 5달 지난 향과 맛 좋은 술을 과자와 당근 안주로 몇 잔 마시며, 오래된 살아온 얘기하다보니
밤도 깊어 자정 30분이 지나니 기분 좋게 취해서 등 끄고, 칠팔월엔 침낭 안가지고 다녔었는데 처음 얇은
이불을 가져가 반을 깔고 반을 덮었더니 춥지 않았던지 피곤했던지 금세 잠들었다. 

15일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잘 잔 느낌으로 잠 깨니 날이 밝아지며 이름 모르지만 여러 새소리 가득한 산상에
누워있음이 즐거워 그대로 있다니 늘 비어있던 마음도 편하고, 시원하다 못해 싸늘한 새벽이 아침으로
바뀌며 새소리도 멀어지고 두 등산객이 지나가며 그런저런 얘기하다니 모두들 잠자리에서 나왔다. 

비닐천막만 걷고 저녁처럼 둘러앉아 세 사람은 라면과 밥으로 아침을 준비하고, 비닐봉투에 담아간 푹
삭은 김치와 콩나물, 무, 고춧가루, 청양고추, 마늘, 양파, 참치와 간장을 한꺼번에 넣고 끓였더니 별 맛은
없지만 영헌 님과 현미밥 먹고 남은 국까지 다 먹고 잠자리 정리하여 배낭 챙기고 그냥내려가기 아쉬워
정상으로 올랐다.

우암산 정상에 올라서 '양 승섭' 님 사진기에 찍힌 왼쪽 '서 일' 님, 나, '한 영헌' 님, '김 민석' 님



정상에서 동남쪽초원능선으로 내려서며 '양 승섭' 님 사진기에 찍힘
맑은 초복 날 아침에 숲을 나서서 빈 몸으로 훤히 트인 초원등성이 걷다니 잠시 안개가 걷히며 금대봉과
두문동재가 건너다보이고, 정상에 올라 사진 몇 장 찍다니 열렸던 금대봉은 운해로 닫히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평탄한 초록등성이 자연의 여러 풀과 꽃들 가득한 오솔길을 지나 잠잤던 삼거리로 내려가 동북쪽
오솔길 좀 내려서니 고목나무 샘이고 08시5분이다.

08시13분, 해발1290m 즘의 물맛 참 좋던 고목나무 샘



좋은 물마시고 즐거운 모습으로 '김 민석' 님과 서서 '한 영헌' 님과 앉은 왼쪽 '양 승섭' 님 사진기로 찍음
맛좋은 시원한 물마시고 담으며 사진도 찍다가 북동쪽능선의 오른쪽사면 무성한 숲으로 선명한 오솔길
이어지다 능선마루로 올라서서 안부를 지나 잠시 오르니 공터가 있는 해발1273m봉이고, 편한 마음으로
길 보이는 대로 완만한 등성이 내려서다니 큰 나무 옆 잠자기 좋은 공터에 배낭내리고‘양 승섭’님의
듬직해 보이는 사진기로 사진도 찍으며 쉬다가 또 그런 등성이로 하늘이 가려진 나무로 덥지 않은 오솔길
옆으로 풀과 풀들을 보며 걸었다. 

큰 나무 옆 여럿이 야영하기 좋던 공터, 배낭 위의 '양 승섭' 님 사진기로 모두 찍힘
한동안 내려서며 한두 번 이쪽이 맞나 하는 생각 들도록 걷다 키 작은 산뽕나무의 작은 오디 좀 따먹다니
손가락에 검붉은 물이 들고, 내려서다니 대덕산 정상서쪽봉우리와 등성이가 보이며 하늘이 열린 넓은 
안부인 분주 령으로 가니 가슴높이로 자란 쑥이 무성하고 잔 나무그늘에서 쉬다 서쪽 옛 임업도 들어서니 
골짜기왼쪽사면으로 이어지는데, 넘어진 나무도 몇 번 지나며 넝쿨과 잔 초목 헤치며 모퉁이 돌아 잔 
등성이로 나서니 벌목하여 훤히 트여 한소리 골짜기와 초복의 푸른 하늘에서 뜨거운 햇살이 내리는 
선명하게 여러 산과 능선이 시원하게 보인다. 

잠시 골짜기에 길 있을까 생각하다 걷던 옛 임업도 따라 골짜기로 내려가니 오솔길이 선명하여 반가운데
햇살이 뜨겁고, 잠시 내려서니 큰 골짜기 양쪽 큰 묵밭에 개 망초 하얀 꽃이 마음을 들뜨고 설레게 하는
비닐하우스의 꽃이 아닌 야생의 꽃을 보면 나는 즐거워한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 본다. 

10시28분, 삼척시 하장면 한소리 해발870m 큰 골짜기 양쪽 묵은 하얀 꽃밭에 들어가니 즐겁더라



'서 일' 님과 '양 승섭' 님이 찍은 사진



왼쪽 나무 뒤 분주령 쪽에서 임도 따라 가운데 봉 앞 훤한 등성이 돌아 벌목한 등성이 사이로 내려서니 하얀 꽃밭이다
초복의 햇살 가득내리고 계곡으로 물이 없어 더 더운 콘크리트 포장길 한동안 걷다 삼척시 하장면 한소리
절골 어귀에 이르니 절골에서 흐르는 많은 계곡물이 시원해 보이는데, 높은 옹벽이 이어져 어디서 땀 씻나
잠시 걷다 11시 즘 용소 교 삼거리로 이르러 건너편 큰 나무아래계곡을 보다니 하얗게 솟구치는 물이
보여 갔더니 속이 보이지 않는 넓은 구덩이에서 끊임없이 맑고 시원한 물 용솟음치는 모습이 처음이라
신기하다. 

11시, 삼척 한소리 절 골과 정선 백전리 마당목 골짜기 합수지 용소교 옆 맑고 차가운 물이 용솟음치던 계곡



초복 날 차가운 맑은 물도 마셔보며 땀을 씻는데 '양 승섭' 님이 찍은 사진



옷 갈아입고 고무신으로 갈아 신고 배낭 챙기는데 '양 승섭' 님이 찍은 사진



용소교, 왼쪽으로 용소와 물레방아가 있다



계곡 왼쪽 둑 수로의 물이 물레방아로 흐르고, 하늘색 지붕 앞이 물레방아다



억새로 지붕을 덮은 물레방아



잘 돌아가는 물레



셋이 모여서 '양 승섭' 님이 찍은 사진



풀이 자라는 물레방앗간 지붕



방앗간 안에서



계곡물 좋은 곳
땀 씻고 마지막 남은 대추술 한잔씩 마시고 쉬다 옷 갈아입고 하얀 고무신으로 갈아 신고 더운 포장도로
잠시 걷다니 100여 년 전 만들어졌다는 안내판 있는 백전리 물레방아에서 사진 몇 장 찍고, 12시 즘 잠시
걷다 태극기 보이는 용소분교 지나, 한동안 그런저런 얘기하며 그늘 없는 도로를 걷다니 비탈진 산자락
밭에는 대부분 배추가 자라고, 한소리 하촌 큰 미루나무 그늘에서 쉬다 모퉁이 돌아 판문교지나, 백전리
좁은 412번 지방도로 삼거리에 이르니 오후1시다. 

용소분교



앞서 걷던 '한 영헌' 님



초복의 한낮 덥던 길에 '양 승섭' 님이 찍은 사진



오후1시02분, 좁은 412번 지방도로의 물레방아로 가는 삼거리
식당에 들어가니 김치, 된장찌개만 된다고 하여 시키고 부셔진 라면을 안주로 냉장고의 시원한 맥주 캔을
부딪치며 갈증 달래는 맛이 좋았고, 해발620m의 선풍기 없이도 시원한 곳에서 점심으로 김치, 된장찌개로
늦은 점심밥이 맛있고 안주로도 좋아 소주 몇 잔 마시다니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를 구워주어서 반가웠고
찌개도 바닥보이도록 잘 먹었다. 

젖은 신을 말리거나, 이를 닦거나, 그늘진 평상에 누워 자거나, 식당그늘의자에 앉아 여주인과 그런저런
얘기하며 쉬며, 하산하며 처음 만난 사람이 3시에 있다던 버스가 오지 않아 여주인이 다시 묻더니 4시에
있다고 하여 지나가는 차 세워볼까 생각하다, 그렇게 또 서성거리며 쉬다가 4시 즘 내려간 버스가 잠시 후
올라와 타고 졸다가보니 노목 재는 언제 지났는지 모르겠고 4시 반 즘 사북역 옆에 내렸다.

역 아래골목으로 좀 다녀도 문 열린 막걸리 파는 가게가 보이지 않아 작은 마트에서 막걸리 두통과 과자
사서 역 옆 마당 그늘에 둘러앉아 청양고추와 마늘 안주로 몇 잔 마시다니, 그 고추 매운맛에 막걸리 맛이
더 좋고 6시 즘 정리하고 일어서니 아침 야영지에서 만났던 두 님도 같은 기차타려고 와서 반가웠고, 
무궁화호 타고 둘러앉아 그런저런 얘기하며 또 캔 맥주 몇 개를 마시며 돌아왔다고 한다.


15년 전 기억은 일기속의 모습이고 새로운 산으로 느꼈고, 고토일 마을에서 능선오름길 없을 줄 알았는데
훤한 길 있어 반가웠고, 걷다 점심 때 길만 찾다가 잠시잘못 내려선 소두문동 비닐하우스 속 마른 곳에서
밥 잘 먹었고, 다섯이 산상비닐움막 안에 둘러앉아 저녁밥 먹으며 술 마신 건 처음이었고, 고목나무 샘
물맛 참 좋았고, 내려서며 걷던 편안하고 여유롭던 길 계곡에서 펑펑 솟아오르던 시원한 물에 몸 담그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머리와 얼굴과 발에 땀 씻으며 참 시원했었고, 방송에서 만 보던 백전리 물레방아를
보니 어릴 적 디딜방아 밟던 생각도 나며 좋았는데, 기차에서 내가 말실수를 하였다고 며칠 후에 알아서
마음이 며칠 동안 괴로웠다...

2007년 7월 27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