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도(牛耳島) 도리산(251.6m) 상상봉(361m 전남 신안군 도초면)

2005년 6월 4-6일
가끔 섬 산상야영을 가는데 이번엔 프리첼 주말여행동호회의 우이도 여행 글보고 가게 되었다. 

초여름이라 괜찮을까 상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7끼 지어간 현미밥 잘 먹었고, 2.7리터 물통과 술4병
야영장비와 그런저런 식품이 든 중간배낭이 무거워 첫날은 힘들었다. 

4일
오랜만에 1992년10월에 보길도 갔다가 돌아오며 들렸던 목포역에 내리니 그때 기억은 없고 새롭다.
여러 사람들처럼 안마당의자에 앉았어도 잠은 오지 않고 기다리며 졸다가 몇몇 사람들과 배 타러
가는데 모두들 괜찮은데 나 혼자 모래지대로 걸어가며 발이 빠져 젖어서 이걸 어쩌나 어떻게 말리나
생각다가 깼는데 이상한 꿈이었다. 

젊은 몇 아가씨들이 굴러가는 가방을 하나씩 끌고 가는 소리가 새벽 조용한 골목길에 가득하고,
20분 즘 도로안내판 보며 걸으니 오른쪽국제여객선터미널과 연안여객선 터미널인데 타려는 완행
배가 없어서 물었더니, 저쪽으로 제2터미널로 가라고하여 좀 걸었더니 배가 있어서 아침 먹을 자리
찾다가, 옆 제3터미널 뒤 주차장 옆 늘어선 어선 보이는 곳에서 술 한 잔과 현미밥을 먹고
대흥7호에 올랐는데 07시 배가 15분에 출항하였다. 

목포항 연안여객선 제3터미널



대흥 페리 7호 선상마당
흐린 하늘에 먼 경치가 선명하지 않은 바다를 가는 선상 넓은 마당 이쪽저쪽으로 서성거리며 주변
여러 섬과 어촌과 지나가는 어선을 보며 가다니 홍도 가는 쾌속선이 자주 지나다니는 걸 보니 무척
빠르다. 섬을 다리로 연결한 안좌도 읍동과 팔금도에 들렸다가 작은 섬들 사이지나 비금도 가산리와
서남문대교가 있는 수대리를 거처 도초도에 내리니 10시다.

안좌도 읍동과 팔금도를 연결한 다리 - 이름 모름



비금도 선왕산



서남문대교를 지나


매표소 긴 의자에 누워도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 옆 서남문대교에 올랐다가 내려가니 매표원은 오후
2시10분에 우이도 가는 배가 있다고 그 전에 오라고 한다. 인터넷에 찾다보니 12시 배가 있다는 걸
보았었는데... 11시 지났는데, 생각다가 그늘에 가서 쉬자며 나가서 걷다가 사용하지 않는 배수선소 옆
산에 오솔길이 보여 잠시 올라 소나무그늘에 누워 좀 쉬었더니 피로가 풀리며 개운하다.

서남문대교 올라가다가



도초도 선착장과 서남문대교 - 보이는 배는 도초 농협에서 목포 북항으로 운행 하는 카페리
한낮 뜨거운 햇볕 피해 점심 먹고 내려가서 기다리다 그 배 타고 또 이쪽저쪽으로 서성거리며 주변
경치 보며가다니 멀리 우이도 상상봉이 보이고, 공사 중인 진리 선착장과 동서 소우이도와 성촌
선착장에 들렸다가 돈목선착장에 내리며 주말여행 회원들과 만났는데, 여행보따리가 민박의 작은
경운기에 가득실리고 여러 사람 어우러진 모습 보며 함께 다니지 못하고 곧바로 헤어져 아쉬웠다.

우이도로 가며 상상봉이 높아 보인다



작고 긴 섬인데 이름 모름



5일 오후에 올랐던 오른쪽 해발239m봉과 가운데 우뚝 솟은 우이도 상상봉



앞 산 왼쪽으로 100m절벽 이고, 등산 개념도에 '붉은벽' 이라는 표시가 있는 가운데 해발164m봉 올라 5일 점심 먹었던 곳



4일 오후 이 바위 왼쪽 위로 능선 따라 도리산에 올랐다



4일 오후 3시35분에 내린 우이도 돈목 선착장의 안내도, 빨간 선으로 걸어 다님



3시45분에 돈목 선착장에서 걷다가 돈목 마을에서 도리산으로 이어진 잘록이를 지나며
3시45분 도리산 북쪽해안벼룻길 따라 한 발 한 발 조심조심 물 빠진 바위 걷다 한 놈 뱀을 보고 깜짝
놀랐다. 햇볕이 따가워 안 쓰던 모자도 쓰고 파도 소리 시원한데 땀으로 젖은 몸으로 바위덩어리를
올라가고 지나가고 이리저리 걸을 수 있는 곳을 찾아가며, 주변사진도 찍어보며 걷다가 절벽이나
위험한곳은 산으로 올라 돌아서 해변으로 내려가 벼룻길 걸으며, 처음부터 나를 피해 달아나던 염소
몇 마리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걷는 내내 도망가며 콧바람을 킁킁거리며 나를 위협하는 듯 하고, 경사 
70-80도 되는 바위 많은 산기슭을 살살 달려 달아나는 모습을 보며 역시 자연엔 짐승들이 적응을 잘 
하며사는구나 싶다. 네발이어서 그런가도 생각 해 보았지만 나는 그 길을 미끄러질까 한 발 한 발 조심 
또 조심하며 염소배설물이 항상 있는 그 길로 갈 수 밖에 없으니, 다른 길은 없으니 풀과 나무 꽃 향에 
염소 똥 냄새가 석여 일렁거리는 바닷바람을 헉헉거리며 들여 마시던 그 배설물 냄새가 아직도 
느껴진다.

돈목 선착장과 뒤로 왼쪽 상상봉과 오른쪽 244m봉



왼쪽 우이도의 유명한 모래 산 인데 멀리서 보기만 했다



처음 산으로 올라 돌아서 내려온 곳



걸어온 해안 바위



한 모퉁이 한 모퉁이 돌아서 걷다가



여기 즘 걷다 더 걸을 수 없는 절벽이라 산으로 올랐었다
걷다 5시30분 즘 지나갈 수 없는 절벽이 이어져 그 위로 올랐더니 서쪽바다가 훤히 보이는 큰 소나무
자라는 야영하기 좋은 곳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 건너편 하얀 염소와 까만 염소가 보이는 산비탈을 
지나 못 보던 나무가 많은 해안절벽 위로 한동안 걷다가 도리산 정상서남쪽능선에 올라 오르다니
바다잔물결에 반사된 오후햇살이 길게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절벽 위로 올라서서



염소가 다니는 길을 따라 걸었다



염소 배설물만 없으면 전망 좋은 야영지 인데



몇 번 인가 저런 전망 좋은 곳에 서서 나를 감시하다가 내가 처다 보니 자리를 피하더라



소나무 있는 곳이 전망 좋은 야영지



개미처럼 생겼다면 맨 밑에 바위가 큰가? 



맨 가운데에 작은 하얀, 까만 4개 점 새끼 염소가 울고 있으니 이쪽에서 하얀 어미 염소는
 새끼의 냄새를 맡는지 코를 들고 있는 걸 보니 나 때문에 헤어졌나 싶어 미안 한 마음이더라 
그 능선 따라 상록수림 헤집고 오르다니 정상주변은 군대쓰레기가 많고 낡은 철조망이 두 겹으로 
있어서 넘어갈까하다 혹 군인들 있을까 싶어 오른쪽으로 돌아 좀 걷다 철조망 안으로 무너진 건물이 
보여 군인 없겠다는 생각에 철조망 넘어 정상에 오르니 7시30분이고 염소 몇 마리가 우르르 달아난다.

바다와 섬 낮은 곳으로 깔려있는 해무가 북쪽 바람 타고 나를 지나 남쪽으로 끝없이 지나가고 그
구름 뒤로 보이다가 안보이며 지는 해를 보며 잠자리 만들 곳 찾아다니다가 콘크리트 위 염소배설물
치우고 바람막이로 불럭 세워 철 구조물을 걸쳐서 비닐로 막고 반쪽으로 하늘을 가리니 8시15분이다.

도리산 북북서쪽 성산과 소래산



해무 지나가는 도리산



해무에 가려진 돈목 마을과 정상만 보이는 상상봉 
신 김치와 참치, 대파, 마늘, 고춧가루 넣고 끓인 국을 해무 바람이 비닐자락을 시끄럽게 지나가는
도리산 정상 천막에 앉아 술 한 잔과 현미밥에 신 김치 국을 참 맛있게 먹고 나니 9시 지났다. 

소변보며 하늘을 보니 별이 빽빽하다. 전등 들고 이쪽저쪽으로 다니며 마른 나무를 모아서 모닥불
피워 나도 별을 하나 만들었다. 고구마 7개 익히며 10시 지나고 세상 반쪽 하늘엔 별만 가득하고
반쪽 바다엔 해무로 짙은 어둠이 가득한 섬 산상의 모닥불이 따뜻하다. 

바람이 세게 불어 모닥불이 잘 핀다



짙은 어둠과 마주앉아 술을 마신다. 저 끝없이 깊은 바다의 어둠으로 날려가다 사라지는 불티를 보며
얼마 지나지 않으면 꺼질 이 모닥불의 따뜻함... 그리고 값싼 포도주와 토닉워터 섞은 알코올35%
강소주가 향기롭고 속이 찌릿하다. 바다도 섬도 구별 되지 않는 이곳에서 나는 왜 이러고 있나... 
저 어둠이 아직도 두렵다. 고구마도 맛있다. 어머니가 생각난다. 

그렇게 쓸쓸하게 즐겁게 취해 11시 즘 잠들었는데 밤새바람은 거세게 몰아치더니 새벽에야 조용했다. 

5일
뻐꾸기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여러 새소리도 많은 새벽, 한밤에 좀 추웠지만 잘 잤는데 해무가 지나가며
비닐과 여러 장비에 물기를 많이 남겼고, 05시35분에 올라가 자려는 상상봉 정상으로 해 뜨고 여전히
해무는 낮은 곳에 가득 들어차서 어떤 때는 바다에 섬이 아니라 강원도 산상을 연상케 하기도 하였다.

5일 05시, 푹 잘 잔 잠자리



05시37분 상상봉 위로 해가 뜬다






해안 벼룻길 걷다 도리산 오르며 넘었던 봉우리
잠자리 정리하여 챙기며 국 데워 아침밥 먹고 06시30분에 동동남쪽으로 뻗은 능선 내려서다 철조망 
넘어 15분 즘 내려서다니 우마차로가 있어서 배낭 두고 능선 따라 옆 해발225m봉으로 갔더니 
바위조망대이고, 우이도의 여러 봉우리가 해무 들어찬 돈목마을 뒤로 훤히 보이는데, 선착장 남쪽 낮은 
능선을 넘어 작은 해수욕장바다로 가서 햇볕에 사라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한동안 보았었다.

도리산에서 내려서서 해발225m봉 조망대로 가는 우마차로



해발225m봉, 이 바위 지나 조망 바위가 두 곳



해무 가득한 돈목리와 우이도 여러 봉우리, 해무가 낮은 능선을 넘어 남쪽 바다에서 사라진다



5일 내내 오르내린 여러 봉우리


해발225m봉에서 북동쪽으로 우마차로 잠시 따르다 벗어나 능선 올라 내려서며 몇 곳 바위에서 
우이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여전히 나를 피해 달아나는 염소들이 바위지대를 어찌나 
빨리 달아나는지 신기하고 우습기도 하였다. 

내려온 해발225m봉, 정상왼쪽 바위가 조망대



앞이 해발138m 성산이고, 뒤가 소래산 해발124m 산인데 올라 보지 못 해 아쉬웠다



첫날밤을 보낸 도리산 정상이 철탑 옆이다



해무 걷히는 돈목 해수욕장과 모래산



내려서서 걷던 해안 작은 모래지대
돈목선착장 옆 잘록이로 내려서니 08시10분이고, 남쪽 작은 모래밭으로 내려가 해안 벼랑 따라 얼마
못 걷고 산을 넘어서니 또 작은 모래해변에 엄지손가락 크기의 구멍이 많고 작은 게가 파고 들어간
모습이 보인다. 잠시 바위를 따라 걷다 또 산으로 올라서니 돈목마을로 이어진 우마차로가 능선으로
있어서 걸었더니 해안 절벽 위에 전망 좋은 야영지 이고, 돌아 나가다 오른쪽해안으로 내려서니 넓은
바위 골로 졸졸 흐르는 물이 있어서 식수 가득 채우고 얼굴을 식히며 쉬다니 09시30분이다. 

08시10분에 내려선 돈목 선착장 옆 잘록이



잘록이 남쪽 모래 해안으로 내려서서



지나온 바위



두 번째 모래 해안



식수 담은 바위 골짜기 옆 세 번째 모래 해안
바위 따라 좀 걷다 또 작은 모래해변 지나서 얼마 더 걷지 못하고 염소가 다닌 길 따라 해안 절벽위로
올라서며 전날처럼 배설물 냄새는 덜했지만 배설물은 여전하고 염소도 가끔 보이고, 울음소리 들으며
잠시 헉헉거리며 절벽지대 위를 지나 조망 좋은 해발100m 절벽 바위위에 오르니 10시10분이다. 

바위 따라 걷다가



더 걷지 못하고 왼쪽 절벽으로 올랐다



절벽 위로 염소가 다닌 길을 따라 올랐다



해안 100m절벽 위에서 보이는 돈목 마을과 모래 산, 뒤로는 성산



도리산과 지나온 해안 바위



절벽 위로 지나온 곳



해안 100m절벽 위에 상록수 인 것 같은 나무의 꽃 이름을 모르겠다
야영했으면 좋을 널찍한 바위가 있고 서북쪽 돈목마을 뒤로 모래산과 왼쪽 성산이 보이고 남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보이는 좋은 조망대인데, 100m절벽 아래로 내려 보면 심장이 빨라지고 두려워 
지는 그곳에 전에도 가끔 보였지만 상록수인 것 같은 나무 하얀 꽃을 보니 이름이 궁금하여 지더라. 

쉬다가 북쪽으로 능선 오르다니 돈목에서 예리로 넘어 가는 오솔길 만나 잠시 오른쪽으로 따르다가
해안으로 내려서는 길이 갈라져서 내려서니 길은 끊기고 작은 골짜기로 초목과 넝쿨 헤집고 내려서니
억새지대와 돌담 쌓아 밭으로 경작하던 곳 지나, 작은 대나무 숲을 지나 마지막 내려서는 곳도 염소가
지나 다녀서 흙이 드러났고 내려선 해안바위에도 염소배설물이 많다. 

또 해안으로 내려갔지만 얼마 못 걷고 절벽으로 올라야 했다



내려온 골짜기
또 해안바위 따라 좀 걷다가 산으로 올라야했고 절벽위로 염소가 다녀 길이 난 곳으로 걷다 소나무
많은 100m해안절벽 위 바위봉우리 오르며 괭이갈매기 한 쌍 계속 울어대며 빙빙 돌며 날아다니는데,
절벽 어딘가 둥지에 새끼라도 있어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해 보았지만 시끄러웠다. 

절벽을 지나서



붉은벽 옆 100m 절벽 봉우리에서 내려다 봄, 사진으로는 높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괭이갈매기 시끄럽던 절벽 봉우리



내려와서 우이도 개념도에 ‘붉은벽’ 이라고 표시된 해발164m봉 오르니 바위에 소나무 그늘이고 
12시10분이라 배낭내리고 쉬다니 시원하여 한잠 자고 싶었는데, 취나물 몇 장을 컵 물에 헹궈서 술 한 
잔에 바다 내려다보며 점심밥 먹고, 오후1시10분에 북쪽으로 능선 따르다니 그 돈목리에서 예리로 
이어진 오솔길을 만나 예리로 내려섰다.

점심 먹은 해발164m 봉우리



해발164m 봉에서 북서쪽능선 걷다 보이는 예리



올라 잤던 상상봉에 구름이 걸려있다
예리에 내려서니 1시45분이고 오래 사용하지 않은 듯싶은 얕은 두레박 샘물을 한 바가지 퍼 올리니
시원한데 좀 어설퍼서 얼굴만 씻고 콘크리트로 포장된 골목길 내려서며 작은 텃밭으로 더덕과 양파
여러 곡식이 심겨졌고, 건너편 예리분교에 가니 풀이 무성한 운동장엔 염소가 있고 분교 건물에
들어가니 교육자재가 아직도 한쪽 벽에 쌓여있다. 

예리



마당 풀밭에 염소가 있는 예리분교



잠시 들어가 보았다


나가서 올라가 자야할 상상봉을 보니 바위봉우리인데 지나가던 구름이 좀 걸려있는 모습이 멋있더라.
내려가다 밭에서 일하시다 나오신 안어른께 인사드리니, 누구네 사람인가 물으신다. 산에 왔다고 말씀
드리니, 어느 빈집에 자고 왔어 라고 하신다. 산에서 자고 내려오는 길이라니, 산에서 자면 무섭지
않나 물으신다. 산에 무서운 게 뭐 있나요 했더니, 그렇지 염소뿐인데... 점심 안 먹었으면 먹고 가라고
하신다. 집이 몇 채 되어 혼자 사시나 물었더니 혼자 사신다며 다 나가 살다 가끔 들어온다고 하신다. 

예리에서 바다로 나가는 길



해안바위에 설치된 예리선착장에서 보이는 건너편 바윗길 얼마 못 걷고 왼쪽 능선 따라 해발239m봉 올랐다
골짜기를 빠져나오며 땀이라도 씻을 물을 찾으니 없고, 오른쪽 산자락 바위로 콘크리트길이 보여 가
보았더니 임시 선착장이 몇 곳 있고, 돌아 나가 왼쪽해안바윗길로 또 얼마 못 걷고 산으로 한동안
올라서며 시간과 산행거리를 생각하다니 아무래도 다음 마을 선창구미로 내려갈 시간이 안 되니 바로
해발239m봉 올라 능선 따라 상상봉 오를 생각 하니 식수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예리에서 가득 
채우지 않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돌아내려갔다 오기도 그래서 그대로 올랐지만 어디서 식수를 구하나 
싶더라.

해발239m봉 거의 올라서다니 나무사이로 상상봉이 보이는데 저 바위지대를 어떻게 올라서나 길이 없어
보였다. 좀 더 올라 능선분기점에 배낭 두고 오른쪽으로 해발239m봉 가서 바위 조망대에 앉아 쉬다니
3시50분이다. 돌아 나가서 능선 따라 철조망 옆 오솔길이 선명하여 걷다니 갑자기 오른쪽골짜기로
꺾여서 길이 내려가서, 10여 미터 가시넝쿨과 잡목 헤집고 계속 능선 따르니 예리와 선창구미 마을
사이 해발190m 오솔길 고개이고 전신주가 서있고 5시15분이다. 

어느 쪽으로 가야 식수 보충할 수 있을까 엉성한 개념도 보며 예감 좋은 예리로 몇 십 미터 내려
가다니, 아마 옛날엔 옹달샘이었을 듯싶은데 길섶에 물이 있어 페트병주둥이에 손수건을 깔때기 모양
으로 넣어 컵으로 살살 퍼서 가득 담고 마시니 시원하다. 다행이다. 예리까지 내려가지 않았으니...

5시30분에 그 고개에서 상상봉 오르는 능선을 보니 길이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이리저리 빈틈을 찾아
초목과 가시넝쿨 헤집고 첫 낮은 봉우리 겨우 올라서 헉헉거리다가 발 앞을 보다니, 밝은 나무 색 뱀 
한 놈이 슬슬 기어가고 있어 깜짝 놀라 엄마를 찾으며 두세 걸음 물러섰는데, 한두 걸음 더 걸었으면 
물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상상봉 직전 바위에서 어디로 올라가나 싶었던 마지막 오름 길



동쪽으로 선창구미 마을과 동서 소우이도



지나온 예리



또 올라갈 틈 찾으며 능선 따르다니 염소배설물이 보이니 이번엔 반갑더라, 점차 능선으로 오르기
수월했고 마지막정상 좀 전 바위에 올라서 쉬며 보이는 가파른 바위벽으로 어떻게 올라가나 싶었는데,
칼등 같은 바위능선오른쪽으로 오르다니 그물로 울타리를 만든 곳 넘어서 잠시 오르니 위험하지 
않고, 옆 돌탑이 있는 상상봉 해발361m 정상으로 가니 6시50분이다. 

상상봉 정상



서남쪽으로 바위 능선이 있는 256m봉과 뒤로 더 높아 보이는 해발244m봉
바람 없이 조용하고 새소리 들리는 상상봉정상의 저녁노을사진을 찍으며, 여기저기 잠자리 찾다가
널찍한 바위를 치우려고 들쳤더니 새끼 뱀 한 놈이 보여 얼른 놓고 나니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우이도에서 세 번이나 뱀을 보다니 정말 뱀 많은 섬이라는 생각이다.

상상봉 정상 좀 서쪽 바위에서



그곳을 피해 작은 돌탑 반대쪽 바위 옆 움푹 파인 곳에 비닐을 묶고 가운데 나무로 기둥을 세웠더니
비닐사면이 땅에 닿는 포근한 잠자리가 만들어 졌다. 

7시30분
미역국 끓였더니 맛있고 술 한 잔에 저녁밥 잘 먹고 고구마 구울 나무하러 가기가 피곤하였고 땔감도
보이지 않았지만, 생고구마 하나 깎아서 한잔 더 마시고 밖에 나갔더니 왼 작은 불빛이 날아다녀 뭔가
하며 처음엔 놀라기도 했지만 반딧불이 몇 마리였다. 주변마을불빛도 몇 개 보이는 바다에 떠있는 
무척 조용한 우이도상상봉정상의 밤이 깊어간다. 

6일
바람 없어 조용하고 포근하여 푹 잘 자고 깨니 03시 즘인데 일어나 잠자리 정리하고 일찍 내려가 첫
배 탈 생각이었는데 일어나기 싫어 더 자다가보니 04시 즘이다. 미역국 데워 밥 먹고 비닐 걷어 배낭 
챙기다 날 밝고 05시에 해 뜨는 거 안 보고 내려서는 아쉬운 마음으로 북서쪽 오솔길 따라 내려서다
서남쪽 해발260m봉으로 갈라지는 길을 못보고 계속 북서쪽 바위능선 따라 내려서다가 해발200m 
즘에서 바위능선이 끝나고 길은 북쪽으로 이어져 대초리로 이어진 능선으로 들어서니 길이 없다.

04시53분 동쪽, 동서 소우이도



내려온 북서쪽 바위능선, 좀 더 내려서서 능선 분기점에서 북쪽으로 해발212m봉 안부로 내려가 대초리로
 하산하는 길이 있었는데 계속 길 없는 북서쪽 능선 따르다 대초리 계곡으로 바로 내려섰더니...
또 가시넝쿨과 초목 헤집고 여기저기 긁히며 몇 번 기어서 겨우 지나다가 대초리 골짜기로 내려서니
여전히 빈틈은 보이지 않아 물길로 간신히 내려서다가 마을에 전주가 보이는 곳에 이르니 옴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05시50분이다. 

물이 적어 코펠로 퍼서 땀을 씻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06시20분에 대초마을로 올라서니 길은 
오솔길뿐이고, 야! 저기 해발150m 두 산 사이로 넘어가는 길이 없다면 첫 배는 못 타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기웃거리며 사람들 보이지 않는 대초마을 옆으로 다행히 오솔길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지만 
무성한 풀에 밤새 내린 이슬이 또 허리까지 옷을 적시고 가벼운 등산화가 젖어 물이 질퍽거린다. 

전주가 늘어선 옆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잠시 오르다니 금세 고갯마루이라, 휴! 다행 이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내려서서 나무 다리지나 출입통제소건물 지나 큰 돈목해수욕장에 이르니 06시45분이다.

돈목 해수욕장과 모래산
해수욕장 뒤로 우이도의 유명한 모래 산이 보이는데 올라보지 않고 나가기가 아쉽지만, 민박손님과
주민들이 보이는 돈목마을골목 지나 언덕 넘어 선착장으로 나가서 젖은 양말에 물을 짜내고 기다리다, 
07시40분배 타고 들어가던 바다 길로 돌아 나오며 내내 뒤 의자에 앉아 하얀 배꼬리와 주변바다 보며
섬 다니고 야영하던 생각하며 여러 기항지에서 승객이 많아지며 목포항에 11시5분에 내렸다.

목포항으로 다가가며
그저께 아침 먹었던 곳에서 젖은 양말과 장비 널어두고 대파 잘라 넣고 라면2개 끓여 술 한 잔으로 
맛있게 먹다니 여행 오신 듯싶은 어르신이 와서 술이 남았다고 한 잔 드시라니 안 먹는다며 
“목포는 항구다” 그래서 왔다며 선착장을 따라 돌아본다고 가신다. 

12시 지나 배낭 챙겨 목포역으로 걸어서 오후1시20분 무궁화호입석으로 객실 밖에 몇몇 사람들과
신문지 깔고 앉아 찍은 사진을 보며 돌아오는데, 아침 일찍 섬에서 나와 아쉬웠지만 즐거운 섬 산상
야영산행이었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첫날 오후3시35분에 우이도 가서 아침 07시40분배로 나오니 2박3일이 짧게 느껴졌고, 그 배에서
주말여행 여러 님 들 만나려고 했었는데 돈목선착장에서 잠시 몇 사람만 보았을 뿐이라 아쉬웠지만,
섬 산상에 야영하며 불 피우고 고구마 구워 짙은 어둠과 마주 앉아 마시는 술이 맛있었고,
100m 해안절벽에 올라 내려다보는 바다와 바위지대에 자라는 여러 가지 나무가 멋있었고,
오래 기억에 남을 도리산 정상에서 본 해무 가득한 우이도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2005년 6월 9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