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소금강과 화암약수와 몰운대(沒雲臺)

1996년 7월28일
그때는 서울시내의 정원(晶元)산악회 몇 사람과 토요일 밤에 먼 곳으로 열차산행을 가끔 다녔는데, 그날은
여름이라 정선소금강의 여러 곳을 다니려고 정선선 별어곡역에 02시 반에 내려 유평리 동막골에서 우마차
로를 따라 한치와 으름실을 지나 삼내약수터에서 약수마시고, 고일 지나 해발790m재를 넘어 큰 구슬골로
내려가서 화암 약수터에서 아침밥을 먹고 화암리 약수교 삼거리에서 상류로 걷다 몰운대와 골뱅이용소와
십이 폭포까지 갔다가 정선역으로 갈 생각이었다. 

27일
친한 사람들 만나 밤차타고 마주앉아서 술 마시는 날을 무척 기다렸던 토요일 오후에 소나기가 지나가고
시장보고 집에 가니 방송에서 전국으로 폭우 내린다는 예보도 들리지만 해질녘에 나서서 청량리역에 가니
9시30분이다. 포장 김치를 사서 예약한기차표 찾으며 입석을 하나 더 사서 산악회등반대장 ‘김 영환’씨와
부대장‘강 진수’씨‘이 정운’씨가 왔는데‘최 근석’씨와‘진 민자’씨는 늦어져 10분전에 와서 밤10시에
출발하는 통일호를 탔다.

내 배낭에서 참나무통소주와 청산리벽계수와 종이팩소주 두 개를 오징어와 건빵과 모카 빵을 안주로 모두
나누어 마시며 그런저런 얘기하다, 누군가 캔 맥주를 사서 마시다가 다들 취해서 잠들었다 깨니 빗방울이
유리창에 흐르고 비가 많이 내려 아쉽지만 밤길 걷는 건 빼고 별어곡역에서 내리지 않고 달리다가 정선역
으로 가서 내리니 비는 계속 무척 많이 내리고, 대부분의 승객이 내려 안마당에서 잠시 머물다 모두 빠져
나가고 우리와 몇 여행객만 남았다. 

28일
잠시 1991년2월의 한겨울저녁에 주왕산임도에서 만난 “유 승천” 씨와 걷다 정선역으로 자정에 와서 기차
시간 기다리며 라면을 끓여 연탄난로의 따뜻한 불 쪼이며 마시던 술... 그때 생각을 하다, 06시는 지나야
버스가 있을 거니 라면을 끓여 찬밥 말아먹고 다들 자리 깔고 한 시간 반 즘 자다 깨니 05시 반인데 비는
여전히 좀 내리고, 다들 일어나기 싫어하는데 깨워서 잠시 역 앞에서 기다리다가 정선터미널로 전화하여도
받지 않아 가계에 물으니 7시 반은 되어야 버스가 있다 해서, 남쪽에 정선2교 근처에 정류소로 걷다니 저
앞에서 버스가 동면 쪽으로 가는데 못 타서 아쉬웠다.

정류소에 버스시간표를 보니 05시40분에 동면으로 가는 첫차는 좀 전에 간 거고 기다리는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지형도를 보며 쉬다니 6시30분에 버스가 와서 타고가다니 계곡에서 야영하는 사람들을 보다니 간
밤에 어떻게 저기서 잤을까 싶고, 계곡은 아주 좋은데 흙탕물이 흐르고 몇 정류소 지나며 대부분의 승객이
내리고 우리만 남아서 화암리 약수교 옆에 내리니 06시50이다.

매표소직원은 없고 7시부터 입장료를 받는다고 쓰였고 계곡물은 흐렸지만 소리는 시원하고 하늘도 흐리고
산은 초록 짙은 모습이 좋고 도로변 큰 바위절벽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남쪽 지 계곡 옆 도로로 좀 걷다니
쌍 약수터가 있어 마시니 쇠 맛으로 느끼하고 사이다 맛도 나는데 다들 맛 안 좋다나, 걷다 야영장이 있어
등나무아래의자에 배낭내리고 그 약수로 버너에 쌀을 올려두고, 가게에서 김치사려니 없어 혹시 드시던 거
있으면 좀 파라고할까 생각하다니 주인이 냉장고문을 열더니 그릇에 먹던 거 좀 있다며 가져가 먹으란다.
그래도 괜찮으세요. 라니 여기는 배추의 고장인데요. 라고해서 잘 먹겠다고 인사하고 가니 모두들 공짜로
얻어왔다며 좋아한다. 

등반대장이 소주나 한잔 하자며 그 가게로 같이 가서 소주와 꽁치 캔을 사와서 보니 밥을 많이 하며 가게
갔다왔다하느라 좀 탔지만 푸른빛이 좀 나는 밥을 캔의 꽁치와 김치를 넣은 국과 잘 먹었고, 설거지하다니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화암약수터에 갔더니 물맛이 좋고 그곳은 약수를 담아가지 못하게 면사무소
에서 여직원이 나와서 지키고 있다.

오르던 길을 내려서며 상가를 지나가다 한 가게에서 삼지구엽초차라며 그냥 마셔 보라해서 모두 마시는데
난 안 마신다며 산에서 뜯은 게 집에 있다니 어디서 뜯었는가 물어 평창백석산이라니 그래도 드세 요라고
하지만 안마셨다. 누군가 정선아리랑 오디오테이프를 하나 사더니 3000원이라 비싸다며 투덜거리며 약수
교로 내려가서 상류로 잠시 걷다 그림바위를 지나니 버스가 와서 타고 계곡 쪽 의자에 앉으니 다들 경치
좋다고 한다. 

한치마을 지나 몰운대이정표 앞에 내리니 등반대장이 계곡으로 가자고하여 그곳 골뱅이용소와 십이폭포가
있는 골짜기로 가려고 잠시 내려걷다 왼쪽에 몰운마을로 가서 골짜기로 들어가니 매표소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했는데, 좀 걷다니 간밤에 내린 비로 흙탕물이 계곡에 가득하고 사납게 흘러 길이 없어 올라가지
못해서 다들 아쉬워하며 돌아섰다.

마을길을 걸으며 몰운대로 가자하니 민박집을 지나며 등반대장과 부대장은 토종닭찜 시켜두고 기다린다해
세 사람과 몰운대로 걷다니 간밤 밤차에서 마신 술로 가까운 거리를 걸어도 힘들고, 몰운대는 지방도에서
좀 벗어난 곳이고 계곡에서 45m높이의 바위절벽위에 등성이로 소나무가 많고 동대천을 조망하기 좋은 그
곳 너른 바위에서 쉬다니 다음에 다시 와서 야영하고 싶다. 바위 끝에 앉아 잠시 주변에 계곡과 산을 보니
몸과 마음의 피로가 풀리는 듯 시원하고 사진 몇 장 찍다가 민박집으로 내려갔다.

몰운대
큰저울이 있어서 올라가니56kg이고 모두 올라가보며 그런저런 얘기하며 기다리다니 주인아줌마는 텃밭에
배춧잎 두 장을 따서 가져가더니 큰 두 접시에 닭찜을 가져왔는데 국물이 없고, 아줌마는 술이 좀 취해서
잘 했는지 모른다고 하는데 매운 고추장으로 맛을 내어 모두들 맛이 아주 좋다하고 량도 푸짐하고 소주를
세병 마시고 밥도 잘 먹었다. 그리고 화암동굴에 갈까하다 시원하게 느긋하게 쉬며 시간을 보냈다.

옆에서 아주머니가 도라지껍질을 벗기고 있어 얘기하다니 친정이 여량이라 하여 옥갑산과 그런저런 얘기
하다니 셋이선 고스톱을 친다며 둘러앉았고, 나와 두 사람은 그늘 시원한곳에서 낮잠 자다 깨니 아줌마가
감자를 삶는다하고 오후2시인데 참 잘 잤고, 정리하다니 버스가 와서 근석 씨가 도로로 뛰어가 세웠는데
감자가 덜 익어서 그냥 보내고, 기다리다 그 뜨거운 감자를 비닐봉투에 담아서 도로로 나가서 서성거리며
먹으니 맛있다.

다음버스는 1시간은 지나야 있을 거니 지나가는 작은 트럭을 근석 씨가 세워서 사정얘기하고 등반대장과
먼저 가라고하여 타니 제천으로 농약을 사러가는 차이고, 그곳 도로사정을 잘 아는 운전사는 무척 빠르게
달리며 그런저런 얘기하다 정선역 앞에 내리니 3시30분이다. 남은 사람들 언제 올까 기차 시간에 맞춰서
올지 걱정하며 민박 앞 도로에 있던 빗물에 젖은 작은 만화책을 보며 역 앞 계단에 앉아서 기다리며 언제
오나 4시까지 못 오면 어쩌지 하며 기다리다니, 3시50분에 와서 느긋하게 앉아서 만화를 보는 나를 보며
부대장이 우리는 뭔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뭐하고 있냐며 한 소리하는데, 지나가는 트럭짐칸에 탔다가
경찰에 걸려 근석 이가 버스 노치고 정선역에서 기차탈시간이 다되었다며 사바사바해서 겨우 왔다는 얘기
하다 기차 타는 곳으로 나가서 기다리다니 두 객차를 단 완행기차가 왔다. 

객차 맨 뒤에서 멀어지는 풍경과 터널 지나가는 모습을 보다 증산역에 내려 밖으로 나가지 않고 타고 온
완행표를 역무원에게 주려니 집에 가져가서 액자에 넣어두란다. 그리고 갈아타는 좌석표의 타는 곳으로 가
자리 깔고 몇은 누워서 쉬고, 그 뜨거운 감자와 오이를 먹다니 하늘은 좀 흐리고 좋은 여행이었다는 생각
하다 기차타고 내내 자다가 청량리역에 내려 근처골목의 부대찌개 집에서 저녁밥 먹고 안산으로 돌아오니
자정이다. 


그때 ‘최 근석’ 씨가 몰운대서 기다리다 또 작은 트럭을 세워서 짐칸에 탔다가 경찰의 단속에 걸려서 사정
사정얘기를 해서 운전사는 잘못이 없으니 벌점 벌금 없이 지나온 줄 알았더니, 몇 년 후 그날 얘기하다니
그때 자신의 면허증으로 벌금을 끊어달라고 했었다 하였고, 그때는 마음 맞는 몇 사람들과 무박 열차산행
가끔 다니며 만나면 즐겁고 밤기차에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해서 많이 마셨고, 내가 과음하면 산 밑에 가서
한두 시간 자다가 오르기도 했었고, 그때 매운 고추장 토종닭찜이 참 맛있었고 그런저런 좋은 기억이 남은
즐거운 여행이었다. 

2007년 8월 29일 옮김, 2011년 7월 7일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