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白頭大幹) 구간종주 33산행 

 1994년 3월 12일 
 11일 금요일 오후 5시 30분 퇴근하며 수원 거쳐 청주 터미널로 가니 밤 8시 20분인데, 
 청천면 이평리 지나가는 버스가 8시 10분 마지막으로 갔다고 하여 참 아쉬웠다. 
 대간 눌재 쪽으로 더 가까이 갈 수는 없었다. 어쩌나 하다 1993년 10월 대간 가며 남원에서
 함양 백운산 쪽으로 택시 합승한 사람과 얘기하다, 연락처 적어둔 ‘김 을기’ 씨가 그곳에 살아서 
 전화했더니 방 잡아놓고 꼭 전화하란다. 그래서 근처 여인숙에 배낭 두고 다시 연락하여 만나 
 맥주 3병과 안주 사서 여인숙 방에서 마시며 그런 저런 산 얘기를 하였다. 

 그는 산 다니는 걸 취미라고 가볍게 한번도 얘기하거나 생각해 본적 없다고 하며, 취미이기 전에 
 전신 전력을 다해 몰두하기 때문이라 했다. 그리고 어느 조사기관에서 조사 해 보니 산 다니는 
 사람들 80%가 독자나 장남이라고 하며 그도 독자라고 한다. 산에 가면 쉽게 모든 걸 잊을 수 있으니...

 12일
 자다가 05시에 일어나 밥 해 먹고 씻고 나가서 버스 타고 시내를 벗어나 졸다가 깨니 한겨울처럼 
 하얀 설경이 펼쳐진 모습 보니 기분 좋았고, 미원면, 청천면 지나 눌재에 9시 정각에 내렸다. 
 방수 바지 입고 우의 덮어쓰고 산으로 오르려니 눈이 좀 내리고, 나뭇가지에 붙은 눈이 떨어지고 
 우의가 걷는데 걸리적거렸지만 기분은 좋았다. 

 바위가 많고 안개구름 때문에 전망은 좋지 않고 길 잃지 않고 걸었다. 
 눌재에서 고도차 500m 청화산 남쪽 헬기장 오르느라 힘들었고, 10시 40분에 오르니 사방이 
 구름바다이고, 백설기 먹고 쉬며 구름바다 보며 끓여간 녹차 한잔 마시고, 11시에 출발하여 
 청화산으로 올라 옆 976m봉지나 걷다니 응달로 낙엽 밑에 얼음이 있어서 몇 번 미끄러졌는데,
 순식간에 미끄러져 몸에 충격이 왔지만 사고 안 난 게 다행이었다. 길은 좋았다.

 870m봉지나 바람 불고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왔다. 769m봉에서 관기리 바라보며 백설기와 김치를 
 먹고 쉬어서 조항산에 오후 1시 35분에 올랐다. 시간 계산하니 장성봉 전까지 갈 수 있을 듯하고,
 내려서며 고모치의 모습이 전에 꼭 어디서 보았던 재와 너무 흡사해 놀랐다.

조항산 정상
 또 올라서 889m봉 오르니 전망이 좋고 밀치로 가며 한 바위가 특이하게 생겼는데, 그 바위 밑에 
 비박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밀치에 내려서니 바위가 있고 비박 할 만 한 곳이 있었다.
 밀치는 등산객이 많이 다녀 길이 좋고 안내판이 있고 대야산이 2.5km 이였다. 

걷다가 보이는 대야산
 멀리서 보이던 통시바위 지나 오르다 전망 좋은 바위에 올라 쉬며 빵과 사과 먹고 오르다니
 큰 바위가 중심이 잘 잡힌 모습이 보이고, 한동안 오르며 보기 좋은 바위가 많았고, 4시 30분에 
 대야산 정상에 오르니 사방 전망이 좋았다. 장성봉 전 재를 보며 내려가는 길을 찾았다. 

대야산 정상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90도에 가까운 경사이고 눈이 덮여 어디가 길이고 얼음인지 구분이 안되고, 
 어떻게 내려가나 내려다보니 걱정이었다. 보조자일 이라도 있어야 할 텐데 없으니...
 조심하며 조금씩 내려가며 쪼그려 앉아 다리 뻗어 내려서고, 잔 나무 잡고 좀 내려가서 바위 좁은 
 턱에 겨우 발 딛고 보니, 더 내려갈 방법이 없다. 분명 표시기는 있고 사람 다닌 흔적도 있는데, 
 얼음이 붙은 바위와 길에 풀만 좀 자라고 잡을 만한 나무는 없으니...

 마냥 그렇게 서 있지도 못하겠고 떨어지면 죽겠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다 지형도가 떨어져 내려갔다. 발을 내려디디려고 해도 미끄러질까 걱정이고, 무척 조심하며 
 겨우 내려가다 마지막엔 다랜지 뭔 넝쿨 잡고 바위 길 거의 내려가서 그 바위 절벽 길 돌아보니 
 아찔하고, 100미터 가까이 되는데 내려오느라 혼났다. 

대야산 지나서 돌아보니,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섬
 한동안 내려와 668m봉 오르며 바위가 많았고 불란치재 가니 5시 30분이었다. 
 대야산 내려오느라 시간이 걸려 늦어서 쉬지도 못하고 다음 733m 두 봉우리 올랐다. 
 마지막 675m봉은 정말 오르기 싫었지만 올라서 시간이 늦어 뛰다시피 내려가다니 헬기장 이 있고,
 6시 30분 장성봉 전 비포장 재에 내려섰다. 

 옆 계곡에서 얼굴 씻고 물 담고 하다니 트럭이 지나가 아쉬웠다. 
 상관평 마을로 뛰다 걷다 하며 내려가며 이동 슈퍼 차량 소리인가 했더니...
 청천면 이평리에 온 약장사 가설극장 공연하는 곳으로 주변 동네 사람들 태우고 다니는 차량이었고, 
 낡은 중형 버스이고 운전사에게 물으니 6시 50분에 내려간다 하여, 이평리 까지 타고 갈 수 있나 
 물으니 그러라며, 공연 끝나고 청주 가는 차가 있으니 차비나 넉넉히 달란다. 

 중관평 하관평 재비소 마을 지나며 동네 사람들 다 태워서 이평리에 내려갔다. 
 그런 약장사 버스 얻어 타긴 처음이었고 공연은 밤 10시 30분에 끝나고 청주 가는 사람 있으니 
 기다리다 같이 타고 가라했지만 버스 정류소에 가니 버스는 없고 청주로 걸었다.

 걷다 송면리 간다는 부부가 탄 차로 좀 타고 가다 내렸고, 걷는 게 발이 아프고 피곤했지만 걷다가 
 지나가는 가스 배달 트럭을 세워 타니 청천면으로 간다했고, 청천에서 미원까지 택시 타면 4500원 
 이면 간다하여, 청천에 내려 택시 탔고 물으니 7000원 이라고 하여 좀 가다 기본요금만 내고 내렸다. 

 또 걸었다. 40분 즘 걷다 미원면 점촌 이란 곳 가니 버스 정류소가 보이고 좀 기다리다 버스가 와서 
 어찌나 반갑던지, 청주 가는 마지막 버스이고 승객은 나 혼자였고 어딘가 도시를 달리다 운전사가 
 내리래서 내렸더니 조치원 가는 버스가 와서 탔다. 

 조치원 역에 가니 10시 30분인데 10분전에 기차가 가고 다음은 12시 40분에 차가 있었다.
 간식 먹으며 지루하게 기다리다 수원으로 와서 택시 합승으로 안산 집에 오니, 
 일요일 02시 30분이고 그날 아침에 안산 딱따구리 산악회 시산제 산행 가려고 
 토요일 대간에서 하산하여 버스 끊긴 밤에 어렵게 돌아왔었다...


 청화산 오르며 그 가득하던 안개와 하얀 눈, 그곳부터 길은 좋았고 날씨도 좋아졌고
 조항산지나 대야산 오르며 기묘한 바위가 많고, 대야산 정상에서 사방 전망이 참 좋았다.
 그 대야산 정상에서 내려서며 그곳 얼음 붙은 바위 급경사 길 내려서느라 무척 위험했었다.  

 2002년 11월 1일 옮김